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종료까지 90일
MMCA 현대차 시리즈 2022: 최우람 - 작은 방주
2022년 9월 9일(금)~2023년 2월 26일(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2022-09-27
포켓 1회POC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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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30(소격동 16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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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PO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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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회화와 움직이는 조각
글: 김준혁 (아키비스트)

한참 회화를 이야기하다가, 나는 문득 조각이 궁금하다고 했다. 그러자 그는 처음의 조각은 어디에 붙어 있었고, 다음의 조각은 홀로 서 있었으며, 지금의 조각은 스스로 움직인다고 했다. 가벼운 이야기 하나가 무겁게 닫혔던 창을 열자, 그 너머로 작가 몇 사람과 작품 몇 점이 눈에 들었다. 한 세기 전 뒤샹은 잔상으로 회화를 움직이게 했고, 칼더는 바람으로 조각을 움직이게 했다. 그때부터 회화와 조각은 지금까지 계속 움직였고, 덩달아 내 머리도 지나간 기억을 하나둘 더듬었다.

지난해 노은주의 회화를 읽은 기억이 올해 최우람의 조각을 읽는 데 도움을 주었다. 하루는 귀동냥으로 ‘정동(情動)’이란 말을 들은 적 있다. ‘작은 움직임 속에 몰아치는 커다란 움직임’, 정동은 긴장을 뜻하는 다른 말이 아닐까 생각했다. 내게 노은주는 회화 속 정물에 긴장을 입혀 정동을 만든 작가다. 깨져 조각나거나 녹아내리거나 불타 없어지기 시작하자, 멈춰 있던 그림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커다란 불결 속에 탄생한 무거운 철판, 이것을 작은 불씨에도 쉽게 타버릴 가벼운 볏짚들이 짊어졌다. 철판 위에 올린 공을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볏짚들은 쉴 새 없이 허리를 숙이고 무릎을 꿇는다. 잔뜩 기를 쓰고 용을 쓰는 볏짚들을 잠깐 서서 바라본다. 정동은 긴장이 느껴지는 저기 저 움직이는 조각에 있다 생각했는데, 커다란 움직임은 가만히 선 여기 이 곳에 몰아친다.
전시EXHIBITION
전시소개DESCRIPTION
이번 전시는 최우람 작가의 잘 알려진 기존 작업에 내재해 있던 질문들을 전면에 내세우며,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을 재구성한 하나의 공연 형식으로 기획되었다. 전에 없는 위기를 겪으며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은 그동안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을 다시 들여다보고 의문을 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기후변화와 사회정치경제적 위기로 인한 불안감과 양극화의 심화는 방향상실의 시대상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이에 작가는 방주라는 주제의 전시를 만들고 동시대를 구성하는 모순된 욕망을 병치시켜 관람객들과 오늘 우리의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고 질문하는 장을 마련했다.

서울박스 중앙에 놓인 검은색의 ‹원탁›을 받치고 있는 것은 머리가 없는 18개의 지푸라기 몸체이고 하나의 둥근 머리가 테이블 위에 놓여 여기저기로 굴러다닌다. 이는 하나의 머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과 머리를 욕망하지 않아도 이 투쟁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구조를 빗대고 있다. 그리고 그 위로 폐 종이 박스를 조각조각 붙여 완성한 세 마리의 ‹검은 새›가 천천히 회전하며 아래에서 벌어지는 힘겨운 싸움을 지켜본다. 누가 머리를 차지할 것인가? 누가 낙오자가 될 것인가? 누가 이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작은 방주〉는 육중한 철제와 폐 종이 박스를 재료로 최첨단의 기술로 구현한 상징적 방주이다. 지구 생태계의 위기와 함께 우주 공간의 탐사가 가속화되는 이 시대에 우리의 삶은 어디에 위치하고 있을까? 35쌍의 노는 우리를 배제시키는 벽처럼 머물러 있다가 날개를 펼치듯 움직이며 장엄한 군무를 시작한다. 흑백의 방주의 춤과 함께 배 위에 올라탄 ‹등대〉, 정반대의 방향을 향한 〈두 선장〉과 〈제임스 웹〉, 힘 없이 축 늘어진 〈천사〉, 항해 중인지 정박한 상태인지 애매모호한 〈닻〉, 그리고 위기에 처해서도 끝없이 욕망을 쫓는 인류를 비유한 〈무한 공간〉은 양가적인 현실을 극대화시켜 보여주며 우리의 시선을 〈출구›로 이끈다. 하나의 문이 열리면 다시 닫힌 문이 나오기를 반복하는 이 영상은 공간을 채우는 앰비언트 사운드와 어우러져 우리의 욕망을 들여다보게 하고 현재를 성찰케 하면서 많은 질문을 자아낸다. 무엇을 위한 항해인가? 어디를 향할 것인가? 과연 출구가 있을까? 이 욕망의 끝은 어디일까?

하지만 전시장 한켠에는 뜨겁게 붉음을 토해내며 피고 지기를 반복하는 〈빨강〉이 있다. 전시장 입구의 커다란 흰 꽃 〈하나〉가 팬데믹을 겪은 동시대인의 아픔에 작가가 건네는 헌화라면, 〈빨강〉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우리의 모습이자 생명의 순환을 의미한다. 진정한 자신만의 항해를 위해서는 절대자, 타인의 욕망을 추종할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근본적 가치를 쫓아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구해야한다. 최우람 작업의 근간인 설계도 드로잉이 암시하듯,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으며, 실존의 진정한 의미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폐차되는 자동차의 전조등과 후미등을 조립하여 별로 재탄생한 〈URC-1〉, 〈URC-2〉가 눈부시게 빛나는 복도를 거닐며, 각자의 작은 우주를 항해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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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탁〉 구동 시간 안내
10:20부터 시작, 5분씩 동작, 15분 휴식

10:20-25 / 10:40-45 / 11:00-05 / 11:20-25 / 11:40-45 / 12:00-05 / 12:20-25 / 12:40-45 / 13:00-05 / 13:20-25 / 13:40-45 / 14:00-05 / 14:20-25 / 14:40-45 / 15:00-05 / 15:20-25 / 15:40-45 / 16:00-05 / 16:20-25 / 16:40-45 / 17:00-05 / 17:20-25 / 17:40-45
운영일HOURS
· 월~일요일 10:00~18:00
· 수, 토요일 10:00~21:00
휴관일HOLIDAY
· 휴관일 없음
전화PHONE
· +82 (0)2-2188-6000
메일MAIL
내용없음
참여MEMBER
· 작가: 최우람
요금FEE
· 유료 4,000원
작품WORK
작가소개DESCRIPTION
내용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