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현대
종료
마티 브라운: KU SOL
2022년 9월 21일(수)~10월 23일(일)
서울시 종로구 사간동
2022-09-27
포켓 1회POC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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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을 머금은 비단
글: 김준혁 (아키비스트)

천은 그림의 바탕으로 많이 쓰인다. 종류는 비단과 면포 그리고 마포다. 비단은 누에 벌레의 고치를 감싼 실로 만들고, 면포는 목화의 씨앗을 감싼 실로 만들며, 마포는 식물의 줄기로 만든다. 독일 작가 마티 브라운이 그린 그림의 바탕은 비단이다. 비단은 누에에게 뽕잎을 먹여 고치로 만든 뒤, 얼레로 고치를 감싼 실을 풀고, 물레로 실을 다시 엮어서 만든다. 고치실은 식물의 줄기에서 얻은 실처럼 길이가 길고*, 목화의 씨앗을 감싼 실처럼 매우 가늘고 부드럽다. 비단은 잘 다듬으면 매우 곱기 때문에 먼 옛날부터 귀한 옷과 그림의 재료로 쓰였다.

얼마나 귀했을까? 사마천이 사기를 쓰던 기원전 1세기 비단 한 묶음의 가격은 600전이었다. 당시 쌀 한 섬이 100전이라 하니, 비단 한 묶음은 곧 쌀 여섯 섬이다. 쌀 여섯 섬을 kg 단위로 바꾸면 720kg이다. 지금 20kg 쌀 가격이 5만 원 정도 하니, 단순하게 생각하면 당시 비단 한 묶음의 가격은 지금 돈으로 180만 원 정도다. 현재 고가의 마포 한 묶음 가격은 40~80만 원이다. 한 묶음의 너비는 1,000cm고 높이는 200cm다. 비단 한 묶음의 길이를 재는 단위는 나라마다 다르고 시대마다 다르다. 어림잡으면 너비 2,000cm에 높이 30cm다. 단순하게 생각해 마포 캔버스와 같은 면적만큼 구하려면 540만 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옛날과 달리 지금은 비단 시세가 너비 50cm에 높이 30cm 기준으로 6천 원 정도 하니, 알맞게 다시 계산하면 72만 원이다. 지금도 값이 비싼 마포와 평범한 비단의 값이 크게 다르지 않다. 값어치를 매기는 단위가 달라 정확하지 않지만, 옛날이나 지금이나 귀하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닌 듯하다.

고려 시대 비단은 부처를 그리는 바탕이었고, 조선 시대 비단은 왕을 그리는 바탕이었다. 박물관에서 초상으로만 비단을 접하다, 마티 브라운 덕에 갤러리에서 색면으로 비단을 접했다. 곱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비단은 면포나 마포처럼 색을 두껍게 칠할 수 없다. 실이 가늘고 부드러운 만큼 씨실과 날실의 밀도가 촘촘하다. 만약 두꺼운 색을 한 번에 칠하면, 칠이 바탕에 제대로 붙지 못하고 떨어진다.

그러므로 비단 위에 색을 올릴 때는 색보다 기름을 많이 써서 농도를 연하게 만든 뒤 여러 번 나누어 칠해야 한다. 칠(漆)한다는 표현보다 염(染)한다는 표현, 달리 말해 염색하듯 바탕에 색을 물들인다는 표현이 알맞다. 바탕 위에서 색끼리 섞이지 않고 바탕 아래서 기름과 함께 섞였다. 때문에 적색에서 녹색으로 또 자색에서 청색으로 넘어가는 변화가 투박하거나 거칠지 않다. 색의 변화도 비단처럼 곱고 부드럽다. 겉을 감싼 알루미늄 프레임은 비단의 연약한 불안감을 튼튼한 안정감으로 바꾸어 준다. 비단 위에 넓은 면적으로 여러 색을 물들인 작품을 볼 기회가 언제 또 올지 몰라, 전시를 본 뒤 기록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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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로 고치실을 푸는 과정에서 실이 끊기지 않으면 풀림새가 좋다고 한다. 풀림새가 좋으면 고치 하나당 실의 길이는 1,000~1,500m다.
전시EXHIBITION
전시소개DESCRIPTION
갤러리현대는 독일 작가 마티 브라운(Matti Braun)의 아시아 첫 개인전 《Ku Sol》를 9월 21일부터 10월 23일까지 개최한다. 전시는 다채로운 염료를 실크에 고루 입혀 완성한 아름다운 추상화 연작과 전통 유리공예 기법으로 장인과 협업하여 탄생한 유리 조각, 인도 영화 감독 사트야지트 레이(Satyajit Ray)의 미실현된 각본 〈The Alien〉에 영감을 받고 제작한 실험적 공연의 사진 작품 등 대표작 50여 점을 대거 선보인다.

독일 작가 마티 브라운은 미술뿐 아니라 문화, 역사,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개별 서사를 열정적으로 발굴하고 탐구하면서 거대한 의미망을 직조해간다. 비크람 사라바이(Vikran Sarabhai), 마하마타 간디(Mahatma Gandhi),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 인도의 우주개발 프로그램, 사트야지트 레이(Satyajit Ray)의 미실현 각본 <외계인(The Alien)>부터 스티븐 스필버그의 <E.T>까지, 특정 인물과 동서양의 시공간을 가로지르는 문화의 이동과 교류 및 변화 작용을 연구하며 제작된 그의 작품은 관람객이 정형화된 해석의 틀에서 벗어나 본인만의 서사를 창조하며 작품을 해석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 제목 ‘Ku Sol’은 문화적 언어적 연결고리를 만들어내는 작가의 작품세계를 시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달을 뜻하는 핀란드어 ‘kuu’와 태양을 뜻하는 라틴어 ‘sol’을 조합하여 만든 자연적이며 우주적인 제목은 어떠한 대상을 재현하지 않으며 상호주관성과 다의성을 내포한 그의 작품과 일맥상통한다.

둥근 테이블 위에 놓인 색색의 유리 조각은 마티 브라운이 바이에른 주(州)의 전통 유리공예 기법으로 유리공예 장인과 협업하여 완성했다. 작품의 둥그스름한 형상은 머나먼 우주의 행성이나 미디어를 통해 끊임없이 재생산된 외계인(이방인)의 낯선 안구나 외계 생명체의 알을 연상시킨다. 마티 브라운의 유리 조각은 SF나 외계인에 대한 작가의 개인적 관심뿐 아니라 미지의 세계를 향한 작가의 시선을 은유하는 또 다른 ‘눈’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동시에 공예와 예술이라는 두 장르를 넘나들며 예술담론 내에서 유리라는 매체가 규정되는 방식에 도전하고, 장르 간의 구분을 흐리면서, 보다 광범위한 영역에서 매체를 실험을 하는 마티 브라운의 작품 경향을 잘 드러낸다.

실크 추상화 〈무제〉 연작도 재현의 부재나 형태의 초월이라는 측면에서 외계인(이방인)이라는 존재의 특성과 상응하는 의미를 지닌다. 마치 우주의 광선이나 빛과 어둠을 넘나드는 듯 신비로운 광채를 머금은 표면은 새로운 시공간의 차원을 여는 인상을 선사한다. 마티 브라운은 2008년부터 실크 작업을 시작했으며, 초기에는 기하학적 패턴, 선, 광선 모티브로 바틱(Batik)을 제작했다. 2014년부터 색상이 혼합된 실크 추상화를 시도했으며, 매끄럽고 정교하게 짜인 비단 판 위에 염료를 뿌려 매우 섬세한 색의 스펙트럼을 창조하는 실크 추상화로 점차 변모하였다. 그의 매혹적인 실크 추상화는 종교적이고 명상적이며 동시에 최면적 분위기를 지닌다. 실크 추상화는 실크의 역사와 직물 생산의 전통적 기술에 관한 마티 브라운의 치밀하고 심도 깊은 연구가 바탕이 되었다. 작가는 고대부터 종교적 혹은 제의적인 목적으로 사용된 비단이라는 소재에 강렬하거나 아주 절제된 색을 입힘으로써, 실크를 전통적 소재의 맥락에서 분리시키는데, 이는 마티 브라운의 작품세계에서 중요하다. 작가가 탐구하는 문화적 유산과 상호관련성 등의 관련 이야기와 주제는 작품에 관한 설명적인 요소로 작용하기보다, 관람객을 새로운 시각적 경험과 의미를 찾는 여정으로 안내하기 때문이다.
운영일HOURS
· 화~일요일 10:00~18:00
휴관일HOLIDAY
· 월요일 휴관
전화PHONE
· +82 (0)2-2287-3500
메일MAIL
· mail@galleryhyundai.com
참여MEMBER
· 작가: 마티 브라운(Matti Braun)
요금FEE
· 무료
작품WORK
작가소개DESCRIPTION
내용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