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전 |
부산시 해운대구 중동 |
2024년 7월 1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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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 《Flesh》에서 작가는 인간의 ‘몸’에 주목한다. 정확히는 몸의 모양, 그 모양을 본뜬 인체 모형을 가시화하는 전시에서, 그는 사람의 몸을 ‘사물’로 인식했을 때 발견되는 감각에 몰두한다. ‘사물화된 몸’에 대한 사유는 신체의 일부를 가까이에서 들여다보거나 사진처럼 잘라내어 부분적으로 바라보았을 때 가능해진다. 이러한 인식에서 비롯된 관찰은 곧 실험실이나 과학실에서 활용되는 장기 모형의 이미지로 이어지고, 다시 회화적으로 재구성된 형상으로 안착한다. 모형으로서의 신체 이미지를 마주한 작가는 몸을 영혼이 배제된 허울이자 각피로, 표피만 남은 이미지로서의 신체로 바라보고 있다.
외피를 벗겨낸 몸의 내부에는 구획이 나누어진 장기(organ)가 위치한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뻔뻔한 색감의, 부위 별로 채색된 인공적인 몸. 인체 모형은 각 부위의 기능을 설명할 수 있도록 매번 가지런히 조립된 모양으로 완성된다. 매끈하게 정돈된 몸은 회화를 위한 대상으로서의 모형으로 등장한다. 몸의 일부가 오브제로 인식되는 순간은 작가에 의해 포착되어 회화 위에 안착한다. 여기서 신체는 특정 인물이나 그에 대한 심상이 아닌 표면적 성질을 포착하기 위한 이미지로 귀속되며, 다소 즉물적인 태도로 도상화된 사물로 병치된다.
작가의 캔버스에는 머리와 팔다리가 없이 몸통만 남아있는 토르소(torso)의 직사각 구도가 가득 들어찬다. 교묘하게 크롭(crop)된 화면의 구성과 확대된 몸의 이미지는 정밀한 묘사를 통해 각각의 화폭에 담아 내어지며 마치 표본처럼 전시장에 진열된다. 색면이 분할된 상태로, 나누어진 구획을 토대로 전개되는 붓질은 구상과 추상 사이를 오고 가며 하나의 형상을 완성해낸다. 확대된 시선에서 피부의 반점과 주름은 정밀하게 묘사되고 기하학적으로 분할된 경계 내부에서 미끄러운 질감은 추상을 향하고 있다.
화폭이 잘라낸 이미지는 얼핏 초상화의 문법을 따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곧바로 ‘인간-내적’ 대상으로 침잠함으로써 정물화의 눈으로 나아간다. 정물적 시선에서 감지된 회화는 특정한 인물이 배제된 신체, 즉 사물로서의 몸을 그려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초상과 정물 사이의 변증적 구성으로도 볼 수 있지만, 동시에 인간의 몸이 구체적인 인물을 지시하는 것이 아닌 부품으로 대상화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수반한다.
사물화된 인간의 몸은 추상적으로 분할되고 구획됨에 따라 본질적인 신체의 기능을 잃고 오브제성이 강조된 회화적 도상이 되었다. 표피를 벗겨내고 내부가 드러난 몸은, 놀랍게도 그로테스크한 것이 아닌 시각적 쾌감을 주는 이미지로 작동한다. 말끔한 모양과 장난감 같은 색, 인형의 머리카락, “made in china”. 공산품처럼 그려진 몸은 우리에게 친밀한 인간의 몸과 거리를 둔 서술을 전제하며, 몸과 사물의 구분이 불가능해지는 순간, 즉 동일시에 이른 순간을 묘사한다. 이에 몸의 관념적 위치는 일상적으로 경험되는 사물의 옆자리로 이동하게 되었다. 이는 인간의 몸이 규정되어 왔던 오랜 관념을 뒤틀고 오롯이 시각적인 대상으로, 회화적 구성을 위한 정물로 관계성을 다시 세우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예지의 작품이 가시화하는 것은 모양에 대한 인식에서 시작하여 회화적 도상을 어떻게 사유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사물의 사유에서 출발한 관념적 형태와 의미를 분리해 내는 것, 회화적 문법에서 구상/추상과 인물/정물의 이분법을 상쇄하는 것, 이미지의 생성과 조건을 탐구하는 것, 그리고 다시 대상을 사물로서 마주하는 것. 회화적 형식에 대한 고민을 토대로 전개되는 그의 회화는 다시 일상적인 오브제로 그 시선을 옮겨내며, 관념적 대상이 가진 ‘모양’이 내포할 수 있는 의미로 그 질문을 이동시키고 있다.
운영
· 수~일요일 10:00~18:00
· 월~화요일 휴관
· 무료 |
문의
· +82 (0)70-4115-0419 · art@galerieerd.com |
참여
· 작가: 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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