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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
2024년 9월 1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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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여 년 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세계관을 확장하고 있는 스털링 루비의 작품 세계를 하나로 묶어주는 것은 소재, 예술적 창작 과정, 그리고 역사에 대한 깊은 관심이다. 그의 작품은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요소들과 레퍼런스의 병치를 통해 지구를 움직이는 원초적이고 지정학적인 힘에 대해 질문한다.
관람객은 관능적인 세라믹, 인상주의적이면서도 상징적인 콜라주, 금욕적인 알루미늄 조각, 절제된 잉크와 흑연 드로잉 그리고 마지막으로 본능적이고 폭발적인 회화 작품이 전시된 일련의 전시 공간을 지나게 된다. 전시의 제목은 성장과 쇠퇴 그리고 재생의 주기에 맞추어 가지치기를 통해 계절의 변화를 돌보는 정원사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세라믹은 드로잉으로, 콜라주는 회화로 이어지며, 작품들은 마치 자연이 쇠퇴하는 구조와 상징적 질서, 그리고 파국이나 붕괴의 위기에 처한 문명을 드러내는 듯한 음울한 슬픔을 보여준다.
첫 번째 공간에는 장엄하게 큰 도자기 작품 'Basin Theology/Dracula Boat'가 있다. 무덤, 혹은 데메테르 호를 닮은 이 작품은 살아있는 세계와 저승 사이의 전이를 상징한다. 커다란 분화구 형태 내부에 배치된 깨진 조각들은 유적 발굴 현장이나 황폐한 풍경의 조감도를 떠올리게 한다. 다양한 질감의 표면과 금속성 유약은 작품에 고대적이면서도 미래적인 특성을 동시에 부여한다. 이러한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여러 번 소성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두껍고 풍부한 유약은 섬뜩할 정도로 생생한 용암이나 타오르는 불씨를 연상시킨다. 작가는 이와 유사한 'MORTAR' 세라믹 시리즈에 대해 “나는 이전에 나의 모든 시도와 헛된 현대적 제스처를 깨부수고 절구에 넣어 무딘 공이로 갈아버리고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벽에 설치된 세라믹 작업 ‘FLOWERS'는 본능적이고, 관능적이며, 동물적이다. 엽상(葉狀)의 꽃잎은 마치 척추뼈를 닮은 줄기와 연결되어 있다. 이 작품들은 루치오 폰타나의 세라믹 십자가의 형식을 떠오르게 하며, 표면을 장식하는 구멍들 또한 루치오 폰타나의 격렬한 제스처를 연상시킨다.
‘DRFTRS’ 콜라주에서는 말린 꽃, 난초, 산불, 장례식 꽃 장식, 지질 형성물의 이미지가 불안하게 떠다닌다. 작가는 1970년대의 섬뜩한 펄프 소설의 표지를 재구성했다. 붉은 가시가 달린 덩굴과 붉은 꽃의 섬뜩한 그래픽은 꽃잎과 피를 암시하며, 루비가 이전 작품에서 사용했던 핏빛의 붉은 물방울을 떠올리게 한다. 또 다른 콜라주는 'Petals on the Wind', 'Flowers in the Attic', 'Garden of Shadows', 'If There Be Thorns' 네 권의 책에서 차용했다.
꽃은 소총이나 총검을 닮은 날렵한 형태의 조각인 FP(Flower Power) 시리즈에 다시 등장한다. 이 작품의 제목과 형태는 반전시위가 한창이던 1960년대 미국에서 촬영된 보도 사진에서 가져왔다. 그것은 긴장감이 고조된 순간에 한 시위자가 펜타곤을 지키는 군인이 들고 있는 소총 총구에 카네이션을 꽂는 장면이 담긴 사진이다. 이 가늘고 긴 조각들은 꽃과 나무 구조물을 땅에 눌러서 묻어 형태를 빚고 알루미늄을 부어 만드는 모래 주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작품을 유령처럼 보이게 하는 얼룩은 검은색 안료 위에 흰색을 겹겹이 쌓아 올려 잿빛 화산처럼 보이게 한 것이다. 토템이나 기념물처럼 서 있는 꽃들은 마치 경건히 바쳐진 제물처럼 놓여 있다.
작가는 정교한 잉크 드로잉을 통해 눈에는 보이지 않는 원초적인 에너지를 탐구한다. 섬세한 선들은 어두운 강박적 블랙홀로 변하고, 수학적인 정밀함은 통제에서 벗어난다. 우리는 꽃, 잎, 해바라기, 거미줄, 축이 벗어난 바람개비를 볼 수 있다. 하나의 드로잉 작품은 작가의 ‘FLOWER’ 도자기 모양을 연상시키지만, 여기서는 꽃 형태가 날개를 내린 어두운 존재로 변한다. 작가는 자연세계를 원초적인 생성의 현장으로 묘사한다.
이번 전시 《The Flower Cutter Rests on Dust Covered Steps 먼지 덮은 계단 위 쉬고 있는 정원사》는 염색된 캔버스 위에 두꺼운 오일 스틱과 골판지 콜라주 요소를 사용하여 만든 ‘TURBINE’ 회화 시리즈에서 절정을 이룬다. 얼룩진 직사각형의 골판지 조각은 경계와 테두리를 그리며, 마치 두 편이 영원한 투쟁을 벌이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다른 TURBINE 작품에서는 콜라주된 조각들이 계단처럼 쌓여 있다. 이 회화들은 바다 풍경이 추상으로 소멸되는 것처럼 보이는 윌리엄 터너의 후기 작품을 떠올리게 하기도, 미래파 및 러시아 구성주의 회화의 급진적인 사회적 변혁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스털링 루비가 그려낸 격정적 그림 속 바다에서 노란색, 빨간색, 검은색은 격렬한 폭발 속에서 충돌하며, 현재의 정치적, 환경적 혼란이 세계의 집단 정신에 미치는 영향을 환기시킨다. 작가는 이것이 망각에 대한 현대적 묘사인지, 과거의 역사에 대한 환상, 아니면 아직 쓰이지 않은 미래의 모습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운영
· 화~토요일 10:00~18:00
· 일~월요일 휴관
· 무료 |
문의
· +82 (0)2-2056-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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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 작가: 스털링 루비 (Sterling Ru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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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털링 루비의 주요 전시는 벨기에 돈트-데넨스 미술관(2013), 파리 자연 박물관(2015), 비엔나 벨베데레 궁전(2016), 디모인 아트센터(2018), 마이애미 현대미술관(2019-20), 로마 도리아 팜필리 궁전(2021), 아테네 키클라데스 예술 박물관(2021), 두바이 알 세르칼 애비뉴(2022), 베니스 팔라초 디에도(2022), 도쿄 소테츠 프레사(2023) 등에서 개최되었다. 2014년에는 광주 비엔날레, 타이베이 트리엔날레, 휘트니 비엔날레에 참가했다.
스털링 루비의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뉴욕 휘트니 미술관, 시카고 현대미술관, 런던 테이트, 파리 퐁피두 센터 등 국내외 유수 미술기관의 컬렉션에 소장되어 있으며, 광주 비엔날레, 타이베이 트리엔날레, 휘트니 비엔날레에 참가하며 글로벌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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